교육생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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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투어_1회차 #200807 #A반

2020-08-18 14:48:13

고결한 순수성, 그리고 영속성 그 의미의 탄생에 대하여

-르네 마그리트 전시회를 다녀오고

 

고결, 순결함의 수준이 높음을 의미하는 말. 내가 처음 르네 마그리트에 대해 들었을 때, 머릿속에 한동안 감돌았던 단어이다. 단순한 두 음절의 단어가 내 머릿속을 깊게 스미어 해매일 때, 나는 예술 창작물의 순수성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행하는 모든 생각들과 그 사이를 오가는 단어의 한자 한자들은 과연 본질적이라 할 수 있을까, 언어야말로 대상을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에 불과하다. 내 스스로가 고결함을 떠올린 것 또한 단순히 예술 작품을 보고 난 감상에 지나지 않는다. 예술은 그 어떤 행위보다 본질적이자 함축적인 집합체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많은 해석을 남긴다. 티 없는 순수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여러 생각들 사이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오늘날 예술작품의 가치가 높아진 이유는 그만큼 다양한 생각들, 사념들이 존재하기 때문이고 이를 정화시켜주는 장치로써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양한 사회현상들로 빚어진 다양한 사념들과 함께 앞으로 예술작품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 전시회를 방문하면서 여러 작품들에 나의 사념을 대입하는 시간이었던 거 같다. 전시회장은 르네 마그리트의 생애를 시작으로 그 서사를 이동경로와 동일하게 배치했고 그가 삶을 살아오면서 겪는 사건들과 그 사건들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설명해주었다. 내가 그에게 순결함 그 이상의 고결함을 느꼈던 이유는 다른 이들에게 구애받지 않는 다른 사고방식 때문이었다. 독창적이고 개성이 있는 초현실적인 그림들을 보면 누군가의 정해진틀이 아닌, 자신의 길을 개척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기존의 작품들이 추구하던 현실감을 뛰어넘어 예술로써 표현할 수 있는, 단순히 눈으로 보는 가시적인 대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것이 아닌 예술이기에 가능한 방식으로 그의 작품속에 녹여냈다. 자신의 신념, 가치관이 고스란히 배인 그의 작품들에서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바는 몇 십년이 지난 지금도 꿈틀거리고 있었다.

 

예술에 둔감한 나로써는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의미는 일반적인 정물화에서 느껴지는 뉘앙스와는 달라보였다. 본질적인 의미를 추구하고 탐구하는 것이 인간 삶의 본질적인 의미라면 그의 작품을 통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상상하는 것이 어쩌면 그가 의도하고자 한 방향일지도 모르겠다. 르네의 작품을 보고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이 거듭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닌 여러 사람들의 과정이었을 것이다. 서사적인 시대를 거쳐가면서 그의 작품들은 당대의 사람들의 뇌리속에 안착하여 그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을 겪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작품만큼 영속성이 있는 대상이 있을까 싶다. 시간은 흐르고 시대는 변화하지만 여전히 우리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동일하다. 이를 전달하는 메개체에 예술이 가장 근접하다고 나는 느꼈다. 언어는 결국 도구이자 수단에 불과하다.

 

 

그의 작품명만 봐도 이를 통찰할 수있다. 인간의 아들이라는 작품은 르네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굉장히 잘 알려진 작품이다. 인간의 아들, 이 작품명을 통해서 르네가 전달하고자하는 모든 메시지를 다 전달 받을 수 있을까, 심지어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인간의 아들이라는 작품명과 해당 작품의 시각적인 느낌은 전혀 공감이 안될 수도 있다. 나 또한 그렇다. 그만큼 예술은 언어의 상위에 존재하는 형이상학적인 존재인 것이다. 나는 르네의 작품을 본 뒤 영감을 떠올리고 그에 걸 맞는 단어들을 준비했다. 르네의 작품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에게 거듭된 사고를 전환시키고 있을 것이다.

 

고결한 순수성, 나는 그를 순수하고 순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에서 자신의 특수한 길을 걸었고 어쩌면 그 특수한 길이 자신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에게는 본질적으로 당연한 길이었을 것이다. 천재라는 뜻이다. 그의 독창성과 천재성은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되었고 이는 지금까지도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벼운 단순성이 아닌 다양한 느낌, 해석으로 전달되고 있다. 의미는 사람의 개성에 입각해 다양한 방식으로 각각 상호 독립적인 존재로 유지된다. 내가 그에게 느꼈던 순수함을 누군가는 영악하고 음탕하게 여길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예술로 하여금 언어로써 그 의미는 탄생하고 있다. 예술작품을 보는, 다양한 사람들이 이를 즐기는 이유는 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